의사협회 동물용 구충제 ‘펜벤다졸’ "복용 권장하지 않는다"
의사협회 동물용 구충제 ‘펜벤다졸’ "복용 권장하지 않는다"
  • 함형광
  • 승인 2019.11.07 23:1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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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(출처: 게티이미지뱅크)
사진은 기사와 관련없음 (출처: 게티이미지뱅크)

[뷰티헬스신문 함형광 기자]

일부 말기암 환자들이 동물용 구충제인 펜벤다졸을 치료 목적으로 복용하는 것과 관련해, 의사협회가 “복용을 권장할 수 없다”는 의견을 밝혔다.

대한의사협회 국민건강보호위원회는 7일 동물용 구충제인 펜벤다졸을 암 환자가 항암 치료 목적으로 복용하는 것에 대해 안전성에 대한 임상적 근거가 없다고 전했다.

펜벤다졸은 기생충을 치료하는 데 쓰이는 것으로, 미국 식품의약국(FDA)에서는 개나 염소 등 동물에게만 사용이 승인됐다. 기생충 감염 치료 이외에도 세포의 골격, 운동, 분열에 관여하는 미세소관을 억제해 암세포 증식을 억제하는 효과를 나타낼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, 그 근거는 사람이 아닌 세포 실험과 동물 시험으로 나온 결과라고 의사협회는 설명했다.

또한 골수 억제 등의 심각한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 데다 사람을 상대로 한 효능과 안전성이 검증되지 않은 만큼 복용을 권장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.

의사협회 관계자는 “특별한 치료 방법이 없는 진행성 암 환자와 가족의 경우 조금이라도 가능성이 있다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복용하겠다는 심정을 이해한다”며 “펜벤다졸은 현재까지 사람을 대상으로 항암 효과에 대한 임상적 근거가 없으며 안전성도 확인되지 않았기 때문에 복용을 권장할 수 없다. 복용을 고려하는 환자라면 반드시 담당 주치의와 상담을 하길 권한다”라고 강조했다.

최근 폐암 말기 투병 중인 개그맨 김철민이 복용 사실을 알리면서 동물용 구충제 펜벤다졸이 암 환자들뿐만 아니라 보건당국과 의료계에서도 뜨거운 감자가 되고 있다. 그러나 의료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식품의약품안전처도 복용자제를 권고하고 있다.

사진은 펜벤다졸 복용 경험을 소개하는 국내 유튜버(출처: 유튜브 캡처)
사진은 펜벤다졸 복용 경험을 소개하는 국내 유튜버(출처: 유튜브 캡처)

폐암 말기 판정을 받고 투병생활을 하고 있는 이건주(73)씨는 “펜벤다졸에라도 매달리려는 암 환자들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이해한다”라고 말했다.

이건주씨는 최근 국회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 참고인으로 출석해 “이 동물구충제가 먹어도 되는 건지, 사람 몸에 독이 되는 건지 알 수 없고, 식약처도 먹지 말라고 했지만 우리 같은 서민들에게는 신이 내린 특효약이라는 소리까지 듣는다”라고 언급했다.

동물용 구충제 펜벤다졸의 암 치료효과를 둘러싼 논란이 시작된 것은 지난 9월 중순이었다. 유튜브를 통해 미국 말기암 환자 조 티펜스의 사연이 소개되면서 논란이 일었다.

2016년 소폐포암 말기로 시한부 판정을 받았던 그는 주변의 권유로 임상시험을 받는 한편, 개 구충제와 몇몇 건강보조식품을 복용했다.

조 티펜스의 사례가 알려지자 국내 말기 암 환자들 사이에서도 펜벤다졸 열풍이 일어났다.

그러나 펜벤다졸은 동물용 구충제다. 소관부처는 농림축산식품부이며 복용 자제 권고가 식약처로서 할 수 있는 최선의 조치라는 것이 식약처 관계자의 설명이다.

함형광 기자 h2g0614@gmail.com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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